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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 담론
2007.11.10 19:42

예술과 외설의 경계《세계의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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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무수한 정보의 물결로 알아야 할 것, 혹은 알지 말아야 할것, 보이거나 보이지 말아야 할것들이 분별력 없이 쏟아지는게 사실인게 요즘 세상의 이치이다. 모든 정보를 열람할 권리는 세살박이에게도 주어지되 모든 파생되는 몫은 고스란히 독자의 것이 되는 셈이다.
왜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 오늘은 19禁 그림 한 장 들고 나오려 하기 때문이다.

《세계의 근원》구스타브 쿠르베.1866.오르세미술관
아마도 이 그림 볼라치면 뒤통수 뜨끔 하리만치 "헉~!" 하고 놀랐을 것이다.
지금이야 워낙에 갈데까지 간 세상이라 이 정도는 별것도 아니겠지만...
더더욱이 카메라란게 아직 세상에서 빛을 받지 못하던 시기인 1866년도에 그려졌던 그림이고 더 필자를 당황하게 만든것이 들으면 금방 알만한 대가의 작품이란 것이다.

이 작품은 1866년 터키계 이집트인 대사였던 칼릴 베이가 구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 1819~1877)에게 주문하여 제작된 것이다. 그는 쿠르베에게 이 작품을 주문하면서, '벌거벗은 여인을 정면에서 그리되 획기적이고 감동적이고 깜짝 놀랄 만한 방식'을 요구했다.
그 결과야 당시 얼마나 충격적이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


여기서 누드에 대한 역사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자.

누드라는 것이 원시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자면 「빌렌도르프의 비너스」가 있겠고, 고대에는 신화와 영웅적 모티프로 그려졌었다. 물론 중세를 거치면서 누드란 금기시 되기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실존하지 않는 설화의 재현이나 역사적인 사건들 처럼 충분히 가치가 검증된 것들을 표현함에 그 목적이 있었다.

이후 서서히 교회의 권위가 실추되고 왕권이 강화되면서 귀족적 취향의 미술이 등장하는데 여기서도 여전히 누드란 그 방향을 잃지 않고 있었지만 특이할 만 한게 서서히 인간적인 냄새가 풍기는 어떻게 보면 보다 현실적인 에로틱한 누드화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신화나 역사적 사건을 가장(?)한 누드화 말이다.

왼쪽부터 시대순으로〈빌렌도르프의 비너스〉,〈폼페이 벽화 中〉,〈밀로의 비너스〉,〈비너스의 탄생〉,
〈아담과 이브〉, 〈우르비노의 비너스〉, 〈평화의 알레고리〉,〈샘〉,〈마하〉시리즈

대표적인 작가가 '앵그르'인데 그의 작품 중 대표작이라 일컫는 「오달리스크」,「터키탕」,「샘」등의 작품에서 잘 나타난다.
다른 의미에서 새로운 누드의 역사를 열게 한 고야의「마하」시리즈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당시 누드화는 이상화된 여성상, 다시말해 고전시대의 방식으로 완벽한 비례와 빼어나고 수려한 미모를 겸비한 아름다움의 표현이어야 했다.

쿠르베〈화가의 아틀리에〉.1854~55. 루브르미술관
각설하고 본 작품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
쿠르베란 일찍이 우리에게 알려지기론 "사실주의"작가이다.
물론 이 사실이라는 개념이 후대에 이르러서는 새롭게 자리잡은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도미에나 밀레등의 작가들은 그 사회의 변화에 대해 더욱 민감한 표현을 한데 반해 쿠르베는 주로 고향의 풍경, 주변의 인물등 자신의 세계를 표현하려고 애쓴 자아존중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다시말해 쿠르베는 역사의 평가와 달리 스스로를 사실주의의 선구자로 평가하지도 않으며(사실 사실주의라는 자체가 쿠르베에게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그런 일에 그다지 관심도 두지 않았다.

이러한 그의 관념은 〈화가의 아틀리에〉라는 작품에서 보다 명확히 나타나는데 가운데 고향의 풍경을 담고 있는 자신을 중심으로 왼쪽편의 무리는 일상적인 하찬은 인물들, 그리고 오른편에는 자신과 절친하며 자신을 잘 이해해 주는 사람들로 나누어져 있다고 스스로 설명하고 있다.
브루노 푸카르(Bruno Fucart)의 해석에 따르면 가운데 누드와 아이는 순순한 자신의 영역인 세계를 표현 함과 더불어 그의 평범한 일상적 환경어서 별 신경쓰지 않고 그려넣은 것이기 때문에 언급조차도 하지 않은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면 이 그림은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가 보다 명확해진다.
여인은 아름답게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던 종래의 관념에서 탈피하여 여인의 벗은 몸은 생생한 삶 일부이며 자연적이고 순수한 것이다. 오히려 너무나 가까이 곁에 있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아름다움의 가치를 드러낸 것이다.
쿠르베는 이 외에도 〈잠〉,〈여인과 앵무새〉,〈파도거품 속의 여인〉등 일련의 작품들을 시리즈로 발표하게 된다.

〈잠〉(1866)

〈여인과 앵무새〉(1866)

하지만 충격적이고 알싸한 에로티시즘은 어디로 보내 버릴수는 없는 법이다.
더군다나 이제 근대로 들어서기 시작한 문턱에선 감히 엄두 내 볼 일도 아닌 것이 현실이지 않았던가.
이 그림의 모델은 쿠르베의 애인 조안나 히퍼넌이라고 한다. 쿠르베의 간청에 못이겨 이 작품의 모델이 되긴 했지만 수치심을 이기지 못하고 그를 떠났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그 씁쓸함 남아돈다.
애초의 소장가였던 칼릴 베이는 다른 그림으로 가려두었다가 비밀집회나 가까운 지인들에게 공개했다고 한다. 이후 나치에 의해 압수되었다가 들뢰즈에 의해 개인 소장되었는데 그의 부인은 앙드레 마송의 그림으로 이중 덮게를 만들어 숨겼다고 한다. 1988년 브루클린박물관의 쿠르베 전시회때 최초로 공개되어 세간에 알려지게 되었으니 불과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의 일이다.

사진에 의해 또 다른 영상 세계가 만들어짐과 동시에 그동안 걸어왔던 미술은 큰 타격을 입게되고, 점차 음란함을 더해 암거래되어 오기도 했던 당시, 흑백으로 그쳐야 했던 사진의 한계를 컬러화된 그림으로 더욱 현실적으로 만들고자 했던것이 당시의 욕망이 아니었을까.
혹은 당시의 자세한 정황은 알 수 없는 노릇이나 어쩌면 쿠르베 역시 이러한 역사의 한 희생양은 아니었을까.

사진에 의해 갈곳을 잃은 예술가들이 걸어야 했던 어두운 과도기의 일면을 보는 것 같아 마음 아프지만 이러한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시대적 성향을 감안한다면 이후 현대의 페미니즘과 연결되기 까지 새로운 미술의 영역을 개척하게된 시발점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요지이다.

어찌되었건 오늘은 회화의 토르소라 생각되는 과거의 그림 하나 놓고 이러쿵 저러쿵 생각에 잠겨본다.
부디 한 시대 굵은 획 하나 엮고 떠나간 예술가에 대한 편견이나 허망한 폄하는 피해주길 바란다. 더군다나 저 그림 하나 놓고 외설이냐 예술이냐를 논한다는 자체도 우습다. 인간과 성에 관해 또 성과 미술에 대해 이야기 할라치면 날 저물어도 끝나지 않을법 한데, 현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써 과거지사 편안히 이야기 하고 감상한다고 고이 접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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