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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상식
2008.01.22 01:56

치명적인 유혹 흰색안료

조회 수 2039 추천 수 1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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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빛 내는 탄산납, 암-청각장애 유발


19세기 미국 화가 제임스 맥닐 휘슬러의 ‘흰색 교향곡 1번: 하얀 소녀’에는 드레스를 곱게 차려입은 미모의 소녀가 서 있다. 비슷한 시기의 프랑스 화가 장바티스트 카미유 코로의 ‘모트르퐁텐의 추억’은 동틀 무렵 안개가 내려앉은 호숫가의 몽롱한 분위기를 표현했다. 사비나미술관 이명옥 관장은 “이 두 작품에서 보이는 눈부신 흰색은 연백(鉛白)이란 안료로 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처럼 빛난다고 해서 ‘실버 화이트’라고도 불린 연백의 화학 명칭은 탄산납. 주성분이 납이다. 실제로 납을 자른 단면은 매혹적이고 미묘한 흰빛이란다.

“당시에는 식초에 납을 얇게 잘라 넣고 항아리에 담아 가축의 분뇨를 채우고 밀봉한 다음 밀폐된 따뜻한 공간에 보관했어요. 3개월 정도 지나면 분뇨가 썩으면서 식초에서 탄산이 만들어지고 납이 증기로 바뀌죠. 이들이 반응하면 탄산납 가루가 돼 가라앉아요. 이를 꺼내 씻어서 곱게 빻아 말린 게 바로 연백입니다.”

홍익대 전창림 교수의 설명이다. 탄산납을 꺼낼 때쯤이면 항아리를 보관한 공간이 납 증기와 열기로 가득했다. 화가나 조수들이 이런 곳에 드나들었다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류재천 박사는 깜짝 놀란다.

“탄산납은 국제암연구기구(IARC)의 발암물질 분류체계 중 2B그룹에 속합니다. 동물실험에서 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사람에게도 그럴 가능성이 크죠. 또 납은 신경계 기능을 저하시키거나 청각장애,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어요. 심지어 지능도 떨어뜨리죠.”

실제로 휘슬러는 말년에 10여 년 동안이나 시름시름 앓았다. 납 중독에 시달렸을 거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예술가, 암에 걸릴 위험 일반인의 2배

화가의 건강을 위협한 안료는 또 있다. 전 교수는 크롬 옐로를 들었다.

“빈센트 반 고흐는 노란색을 즐겨 썼어요. 보통 노랑이 아니라 강하고 무겁고 진한 노란색이죠. 그의 작품 ‘해바라기’에서처럼 말입니다. 이런 색을 내는 안료는 1700년대 후반부터 쓰이기 시작한 크롬 옐로뿐이에요.”

류 박사는 “여러 종류의 크롬(금속원소) 가운데 가장 유해한 것은 6가 크롬으로 피부염이나 빈혈, 암 등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며 “크롬 옐로나 크롬 오렌지에 들어 있는 게 바로 6가 크롬”이라고 설명했다. 고흐가 자살하지 않았다면 휘슬러처럼 말년에 병상을 지켰을지 모를 일이다.

1981년 미 국립암연구소(NCI)는 예술가 1598명의 죽음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일반인보다 암에 걸릴 위험이 평균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독성 알려줄 과학적 매뉴얼 있어야”


독성 물질은 미술 역사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기도 했다. 1800년대 직전 납으로 만든 튜브가 나왔고, 상인들은 여기에 안료를 넣어 팔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작업실에서 안료를 직접 만들어 쓰던 화가들이 튜브에 담긴 물감을 들고 야외로 나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빛의 변화에 따른 미묘한 색채의 차이를 표현하는 인상주의가 이렇게 해서 탄생했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화가에게는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존재다. 지금까지도 일부 화가들은 유해한 줄 알면서 연백이나 크롬 옐로를 쓰고 싶은 유혹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다. 눈부신 흰색이나 진노랑 같은 시각적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간절한 예술적 욕구 때문이다.

류 박사는 “모든 물질은 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만 독이냐 아니냐는 사용하는 양의 문제죠. 예술가들은 미술작품 제작 공간과 부엌 같은 생활공간을 분리해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독성 성분에 노출되는 걸 피해야 해요. 독성이 적은 재료를 개발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이 관장은 “현재 일부 화가들은 미술 재료의 독성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각 재료가 얼마나 해로운지, 이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과학적으로 설명된 매뉴얼이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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